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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Flipped Learning

[거꾸로교실] 008 2학기 OT 1/2

[거꾸로교실] 008

2학기 OT 1/2

나 찾기, 모둠세우기, 학급세우기


방학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반 학생들을 다시 끈끈하게 묶어주자!
 
  • (1차시) '함께'의 즐거움,  

...활동에 몰입하느라 사진을 못찍었다...

줄넘기를 2개 가져와서, 학급 전체를 둘로 나누었다. 활동은 그냥 단순하게 '줄로 된 원을 통과하는 것'이다. 이 재미없을(?) 것같은 활동을 학생들에게 제시해 주었다. 14명씩인 각 모둠이 한 번에 한 사람씩 줄로 된 원을 통과하면 되는 간단한 규칙이고, 모두가 통과했을 때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예상하고 시작하기로 했다. 단, 절대 줄을 만지거나 실제로 연습을 할 수 없다. 각 팀은 모여서 5분간 이야기를 나누고 예상시간을 각각 1분 20초, 1분 30초로 정하고 시작!

1팀은 줄을 바닥에 놓고 그냥 각자 앞으로 와 들어서 위에서 아래로 통과시키고 지나가기, 2팀은 줄지어서서 자기가 통과하고 다음사람에게 넘겨주기였다. 시간은? 50초대 후반. 예상했던 결과보다 잘 나오자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왜 즐거워 하는거지?" 하면서 무표정하게 말을 던졌다. 그래도 학생들은 즐거워했다. 다시 3분간 회의 시간을 주고 시간을 더 단축시켜보자고 했다. 역시 이야기를 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하였다. 1팀은 두 사람이 앉아서 터널처럼 줄넘기를 들어 원을 만들고 줄을 서서 순서대로 지나가는 방법을 택했고, 2팀은 줄을 서서 2명이 줄넘기를 위에서 아래로 직접 지나가게 해주면서 끝까지 간 후 각자 한번씩 스스로 지나가며 끝냈다.

결과는?

1팀은 29초, 2팀은 39초. 각 팀이 예상했던 결과보다 조금 빨랐다. 이걸 왜 한거지? 그냥... 주어진 활동에 함께 협력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뭔가 해결해갈 수 있고, 함께 해결하는 그 즐거움이 단순하지만 즐거웠다는 점.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로 해보니 더 잘한다는 점. 이런 것들이 학생들 스스로가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 난 그저 "왜 즐거워 하는 거지?" 라고만 묻고 마쳤다. 학생들도 스스로 뭔가 생각하는 점들이 있었으리라.



  • (2차시) 줄을 넘으며 자신과 대화하기: Cross the line

이어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줄넘기 하나를 교실 가운데 일자로 늘어놓았다. 모든 학생이 한쪽으로 넘어가게 하고선, 간단한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이 'YES'인 사람은 줄을 넘어오기로 했다. 단, 웃거나 떠들지 않고 조용하게...... 대답이 마무리 되면 사회자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그와 동시에 다시 원래대로 줄을 넘어가서 기다리면 된다. 매우 간단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좋다.", "나는 엄마보다 아빠가 좋다."에서 출발하여 조금씩 내면의 생각을 끌어올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6학년이 되어 1학기 때 행복하다고 느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등등의 질문을 하며 학생들이 2학기 시작 부분에서 어떠한 심리상태인지 교사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더불어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눈으로 보며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학생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3차시) '공감', 대화가 필요해: Miling Activity

2차시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실제로 활동해보았다면, 이번에는 상대방과의 공감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느껴보는 활동이다. 앞에서 했던 활동들의 연장선에서 '지금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면서 교실 안을 걸어다닌다. 걷다가 멈추게 한 후, 가까운 곳의 친구들 중 짝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한다. 각 단계를 마치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지금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생각하며 걷다가 멈추고 짝을 만든다.

[1단계] 서로 등을 붙이고, "가장 즐거웠던 여행은?"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2단계] 서로 마주보고 손을 잡고,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3단계] 서로 눈을 바라보고 1분간 아무말 없이 웃지 말고 진지하게 참여한다. 1분이 지난 후에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활동이 다 끝난 후, 학생들은 교실에서 둥글게 둘러 앉아서 이 활동을 한 후 기분이 어떠했는지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말해본다. 친구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과 함께 자기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학생들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그냥 나누는 대화보다 등이 따뜻해서 더 자기 이야기를 꺼내서 할 수 있었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하는 것이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진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였다. 공감. 교실에서 가장 필요한 건 나를 바라보고 옆의 친구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 아닐까?






  • (4차시) '유능감', 좌우지장지지: 장점 칭찬하기

나는 칭찬에 인색하다. 알면서도 칭찬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우리반 학생들도 칭찬에 목말라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행복연구소)에 따르면, 행복한 영혼을 위한 3대 영양소가 있는데 이것이 결핍되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한다. "자율, 유능, 관계" 그 중에서 칭찬은 유능이라는 영양소를 제공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너무 많은 목표와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그 가운데 자신감을 잃어가고 항상 부족한 '나'로 여기게 된다. 마음이 아프다. 밝고 명랑하게 자라기에도 모자란 시간인데...

유능감을 느끼게 하려면 자신이 무엇이 장점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할 필요가 있다. B4용지에 자신의 양손 모양을 그린 후 왼쪽 손에는 스스로의 장점을 손가락에 적어보게 하고, 모둠 친구들에게 말하는 활동을 한다. 그 활동이 끝난 후, 모둠 친구들은 옆의 친구 손바닥을 받아서 오른쪽 손에 친구들이 생각하는 그 학생의 장점을 의논해서 적어준다. 이렇게 각 학생마다 10개의 장점을 찾고, 스스로 유능감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하는 활동을 해보았다.



내가 꿈꾸는 거꾸로교실은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적인 면'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학생들이 살아있는 진짜 배움의 교실이고 학생들이 행복한 교실이다. 창의성, 인성을 강조하는 학습방법을 찾는 것보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믿어주고 맡겨주는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인성은 성장해간다고 생각한다.

난 어려운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논문이나 대학서적 등은 잘 읽혀지지도 않는다.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좋다. 그렇지만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안에 깊은 생각과 멀리 바라보는 지향점이 분명하게 있다. 내 교실은 여전히 두렵고 흔들리고 있지만, 안전지대를 벗어난 그 어떤 사람도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전국에서 수업을 고민하는 모든 선생님들!

두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지금 잘 하고 계신 겁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