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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Khan Academy

[칸아카데미] #2 일단 시작

[칸아카데미]

#2 일단 시작

"칸 아카데미는 학교에서 언제 하나요?"



2017/3/30

칸아카데미에 스스로 알아서(?) 가입한 아이들이 호기심 섞인 질문을 던진다.
"선생님! 칸아카데미는 언제 하는 거에요?"
"아침 자습시간에 할까? 아님, 점심시간?"

우리학교의 특별한 점은 학교에 준비된 태블릿 기기(안드로이드, iOS)가 꽤 많다는 점이다. 이 태블릿은 웹에서 검색이 필요한 활동에서 컴퓨터실로 이동하지 않고 교실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용도로 활용한다. 허나, 아이들은 학교에 준비되어있는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했다. 구입해두고 보관함에 꽁꽁 묶고 담아두기 보다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나누어주고 스스로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게 허용해준다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유용해질까.

이번 칸아카데미 한국어 번역으로 인해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수학 수업에서 교사에게 가장 힘든 점은 학생마다 수학 수준의 차이 폭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수학은 계단형으로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서며 배워나가는데, 한 두 계단을 놓치게 되면 다음 계단으로 올라서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교사가 각각의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 파악하더라도, 현재 수학 수업 이외의 내용으로 따로 지도하는 것도 시간적으로 매우 어려운 점이다.

칸아카데미는 학생이 혼자서 문제를 풀어보고, 막힐 경우 힌트를 얻거나 동영상 수업을 보고 다시 도전하며 완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전 단계의 학습 결손으로 인해 6학년 수준의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현재 수업을 듣게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보다 적극적인 해결방법으로 그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교실로 태블릿 20대 정도를 가져왔다.(팔이 떨어져나가는 줄 알았다. 하마터면 떨어뜨릴뻔.) 아직 가입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이미 가입한 학생들이 옆에서 가입을 도와주도록 했다.  모든것을 교사가 직접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부분에서 먼저 배움이 일어난 아이들에게 교사의 역할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유용한 교육방법이라 생각한다.

이제 칸아카데미로 무엇을 하지?

6학년 1학기 수학은 1단원 <각기둥과 각뿔>에서 2단원으로 넘어가면 <분수의 나눗셈>, <소수의 나눗셈>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이런 연산 문제를 꽤 어려워한다. 단순 계산 반복으로 귀찮은 점도 있다. 귀찮은 건 재미가 없다는 거다. 

한단계 한단계를 거쳐서 조금씩 나아가야 하는데, 그 중간 단계를 완전학습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경우 다음 수학 공부를 하는데 발목을 잡혀 더 나아가지 못한다. 아이들은 내가 알고 있다고 스스로 착각하며 공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칸아카데미에서는 문제를 풀면서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그 부분에서 계속적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하면,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자기가 답답한 부분에 대해 선생님에게 와서 모르겠다고 묻게 되고 교사는 그 학생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부분만 집중해서 지도하면 된다.


내 수업에서 칸아카데미는 학습결손 부분을 대신 파악해주는 도구로, 현재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 제공의 도구로 활용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학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 내용으로 수학 수업에서 다루어야 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아이들이 집에서 먼저 보고 오게 하는 플립러닝(거꾸로교실) 방법으로 수업을 운영 중이다. 이 방법으로는 아이들이 이전 학습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찾기 힘들고, 그 학생에 맞추어 수업을 따로 제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거꾸로교실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6학년 수업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교실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업을 이해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칸아카데미가 1:1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질 때 그 아이가 힘들어 하는 부분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학교의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것. 그것부터 내 수업에 적용해보아야겠다.

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수업과정이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매칭이 되면, 수학시간에 따로 교사가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각자가 태블릿으로 스스로 공부해가면서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만 교사가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에게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다가가서 지속적으로 수학 공부를 가능하게 하는 학습방법으로 정착시켜주고 싶다.